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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전주2026. 03

미술교육공동체 퐁당

예술 속으로 전주 속으로 퐁당

누군가에게 예술은 여가지만 삶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는 눈 돌릴 돌파구가 되어 주기도 한다. 미술교육공동체 ‘퐁당’은 예술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는다. ‘퐁당’이라는 이름에는 굳어진 일상에 예술이 작은 파문을 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단절에서 함께로

30~40대가 주축인 ‘퐁당’에는 전주가 고향인 사람이 없다. 타지에서 온 회원들이 모여 무얼 할까 고민하던 중, 한선희 대표가 해 오던 ‘미술교육’에 뜻이 모여 가볍게 시작됐다.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학교에 가 있을 오전 시간에 함께할 사람을 찾다 보니 모인 사람들은 주로 경력단절 여성들이었다.
회원들의 육아 경력 덕인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어렵지 않게 곧잘 해냈다. 모임이 단체가 되고 단체는 온두레 공동체로 활동 반경을 넓혀 갔다.
아이를 돌보면서 다시 일할 의지를 잃었던 한 회원은 “홀로였다면 취직이나 사업을 시작하기에 두려움과 시간적인 문제가 있었을 텐데, ‘퐁당’에서 활동하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굳어졌다”며 “‘퐁당’은 고마운 존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민과 더 넓게, 더 가까이

단체가 만들어진 지는 3년째. 시작은 가벼웠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퐁당’은 미술 체험을 주로 기획하지만 예술가 단체는 아니다. 실제로 ‘교육 공동체’에 속해 있기도 하다. 구성원 중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없다. ‘퐁당’에 와서 미술을 배우기 시작한 경우가 다수다.
다만 함께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예술’보다는 진짜 ‘예술의 경험’을 시민들이 체감하게 하고 싶었다. 결국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는 시간 자체, 곧 행위가 치유의 과정이었다. ‘퐁당’이 펼치는 활동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다면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2025년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이틀간 펼쳐진 ‘휘뚜루마뚜루 미술놀이터’는 ‘퐁당’에게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100평의 공간을 채우기 위해 습자지 체험, 벽화 체험, 스퀴즈아트, 구슬아트 등 네 구역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키트도 제작했다. 방문객에게 ‘치유’의 경험으로 다가가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한 시간은 뜨거운 현장 호응과 100% 재방문 의사 설문 결과로 나타났다.


‘나’를 위한 예술

이 경험으로 ‘퐁당’은 한 걸음 더 큰 꿈을 그리게 됐다.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대상을 전 연령으로 확장시키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처음부터 “그림 그려 보세요”라고 접근하면 사람들은 어렵게 받아들인다. 서신동에서 진행했던 ‘구슬로 그리는 우연 그림’에서는 먹과 구슬을 활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 권유에도 손사래를 치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은 완성된 그림을 손주에게 보여 주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지역에서 ‘예술 체험’은 금액적으로 부담스럽거나 상시 체험도 거의 없다. 특히 아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은 희박한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내년에도 다시 열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퐁당’은 당장의 거창한 이상보다는 ‘휘뚜루마뚜루 미술놀이터’를 차근차근 10회까지 이어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예술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잘 그릴 필요도 없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깐의 경험만으로도 누구나 예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A. 완산구 문학대5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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