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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생명의 초록, 초록의 위로

토닥토닥 괜찮아, 초록이 전하는 위로 ‘치유농장’

2021.06
우리만의 텃밭에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키우는 일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이 텃밭은 단순히 농작물을 심고 가꾸는 텃밭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발달장애인의 건강한 삶을 돕는 ‘발달장애인 치유농장’과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레인보우 팜’도 바로 그런 곳이다. 무럭무럭 잘 자라는 식물과 함께 땀 흘리며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치유농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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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다지는 텃밭이자 놀이터, 발달장애인 치유농장
지난 4월 22일, 전주시 장동에 아주 특별한 텃밭이 땅을 골랐다. 발달장애인이 농작물을 재배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고 사회성을 키우는 ‘발달장애인 치유농장’이다. 이곳은 전주시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북지역본부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한국도로공사, 전북장애인부모회 전주시지회 등이 힘을 더한 곳이다. 지자체와 공공기관, 장애인부모회가 힘을 합쳐 유휴 국유지를 활용한 농장을 조성하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발달장애인에게 공공기관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전주시 주간보호센터 열 곳이 참여해 ‘발달장애인 치유농장’ 텃밭을 가꾸고 있다. 주간보호센터 이용자들은 대부분 신체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발달장애인들이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치유농장’에서 조금 느리고 서툴지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서 신체적 재활과 정신적 건강, 나아가 공동체 활동을 통한 사회성까지 챙기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발달장애인 치유농장’은 농작물을 심고 기르는 텃밭이자, 소풍 가듯 떠나는 놀이터이기도 하다. 센터별 담당 구역에 희망찬, 꿈트리텃밭, 새롬팜, 햇살가득, 한마음케어팜 등 이름을 지어 특별함을 더했다. 알록달록 직접 꾸민 팻말이 아직은 휑한 땅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텃밭을 일구는 일은 단순한 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직접 심고 기른 농작물이 열매를 맺는 걸 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야외 활동을 통해 계절이 변하는 모습도 보며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협력 기관과 연계해 숲 체험과 말 목장 체험, 농생물 식품 체험 등 다양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텃밭 가꾸기가 경험에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로 연결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텃밭에서 채소와 과수, 화훼 등 원예 실습을 통해 관련 분야로 진출할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텃밭 활동이 잠재된 능력과 소질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치유농장’이 발달장애인이 치유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함께 서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발달장애인 치유농장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장동 452-4
문의 l 전주시 생활복지과(063-281-5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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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상처를 치유하는 쉼터, 레인보우 팜
학교폭력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안겨준다. 그렇기에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마음을 열고 서로 보듬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레인보우 팜’은 전주시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치유농장과 치유텃밭에서 다채로운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와 가족이 상처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존감 향상이다. ‘레인보우 팜’에서는 피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 시작은 치유농장이다. 딸기농장에서 딸기를 수확하고, 딸기 모종으로 자신만의 화분도 만들며 의욕을 샘솟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전문 강사가 농장에서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끌어 간다. 프로그램은 참여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진행한다. 그저 프로그램을 고르는 게 아니라 피해 청소년과 학부모가 서로 대화하고, 뜻을 하나로 모으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는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관심사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지난 5월 10일에는 치유텃밭을 재정비하고, 5월 15일부터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선행 교육을 진행했다. 치유텃밭은 피해 학생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 장으로 운영된다. 농작물을 재배하며 발생한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해 가면서 자신감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12주 동안 텃밭에서 농작물만 재배하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을 이용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주변 풀밭에서 뽑은 풀로 풀피리도 만들어 불어 보고, 2인용 자전거를 타고 부모님과 함께 만경강 자전거길을 달린다.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며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는 덤이다. 주제에 맞는 사진도 찍고, 마음을 담은 편지도 쓰는 미션이 그것이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서 피해 학생과 가족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레인보우 팜’에서는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자신 있게 활동하면 그만이다.

레인보우 팜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용정동 263-1
문의 l 010-9252-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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